“정말 이게 예술일까요, 아니면 모욕일까요?”
2025년 초, 동탄에서 판매 중인 ‘동탄 미시룩 피규어’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단순한 피규어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그 피규어가 보여주는 옷차림과 형상은,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동탄 지역 여성들 전체를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리를 성적으로 소비하지 마세요”
해당 피규어는 노출이 심한 원피스를 입고 있으며, 이른바 ‘미시룩’이라는 이름 아래 가슴과 신체 라인을 강조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은 인터넷에서 유행한 ‘동탄 미시룩’이라는 밈을 현실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동탄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제와 전혀 무관한 왜곡”이라며 강한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 동탄 거주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런 옷을 입은 사람을 본 적도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며, 피규어가 그들의 일상을 희화화하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습니다.
표현의 자유 vs 여성의 인권
해당 피규어는 한국과 일본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9~1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판매처는 논란 이후 제품명에서 ‘동탄’이라는 단어를 삭제했지만, 여전히 판매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법적 제재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명확히 특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탄 미시룩 피규어’는 특정 개인을 지칭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적 처벌이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화성시 역시 1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제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역 주민의 목소리: “동탄은 이런 이미지가 아닙니다”
동탄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동탄은 가족 단위 거주민이 많은 도시이며, 안전하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스스로 지켜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피규어 하나가 이러한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고, 나아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퍼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습니다.
한 주민은 “이 피규어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여성의 몸을 왜곡해 판매하는 성 상품화의 한 형태이며, 동탄이라는 지역 이름까지 연관 지으면서 지역 주민 전체를 조롱한 것”이라고 분개했습니다.
해결책은 없는 걸까?
현행 법률의 한계 속에서도 주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국민신문고를 통한 민원 제기는 이미 120건 이상이 접수되었으며, SNS를 통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판매 중지 운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피규어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와 ‘성적 대상화’, ‘지역 이미지 보호’라는 복잡한 문제가 충돌하는 대표적 사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밈이 어떻게 상업화되고, 이로 인해 현실의 집단이 상처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표현’이 ‘상처’가 되는 시대
예술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타인의 인격권과 존엄을 해칠 때, 사회는 반드시 그 경계에 대해 논의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동탄 미시룩 피규어’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닙니다.